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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제품 '렌데나 다운자켓'

글 / 사진 : 김정배( 블랙야크 익스트림팀장)

잘 만든 제품이지만 어떤 이유에서 인지 판매가 저조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홍보가 부족하거나, 색상이 인기가 없거나 하는 이유로 좋지만 잘 팔리지 않는 '비운의 제품'들 말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비운의 제품'은 렌데나 다운자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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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BAC 회원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

겨울은 춥다! 그리고 산은 더 춥다!

등산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얘기합니다. '5월 까지는 배낭에 다운 한 개는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고 말입니다. 산은 예측하지 못한 기온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갑자기 추워지는 경우에 보온을 위한 다운 자켓이 없다면 고통스러운 산행이 됩니다. 적당한 보온 의류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추위를 경험본 사람은 그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한 겨울에 산에서 1박 이상을 해야 하는 산행을 준비한다면 지난번 소개한 '타우루스 다운 자켓'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 겨울이 아닌, 산 아래는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산과 들은 꽃이 지천인 계절에 '만약의 상황'을 위해 배낭 속에 깊숙히 간직해야 할 다운자켓으로 타우루스는 다소 부담스러운 사양입니다.

따뜻한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입을지도, 심지어는 입지 않을지도 모르는 다운 자켓이 경량 침낭 크기라면 배낭을 꾸리기 부담스럽습니다.

만약의 기상 상황을 위해 준비하는 다운자켓의 조건은 경량성큰 압축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비상시를 위한 다운자켓이 가져야 하는 이 두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렌데나 다운 자켓의 장점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필파워(Fill Power) 800Cuin 구스다운

등산용 다운자켓의 가장 중요한 소재인 다운은 주로 구스 다운을 사용하며 다운의 품질에서 필파워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 받습니다. 대부분의 다운자켓은 필파워를 표기하고 있는데 필파워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요?

다운은 깃털과 솜털이 함께 사용되며 솜털 비중이 높을수록 필파워가 높다.

필파워란 '다운의 복원력', 즉 '같은 양의 다운이 얼마나 부풀어 오를 수 있는가' 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동일한 1온스(약 28g)의 다운을 꾹 눌렀다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부피를 측정하며 단위로는 큐빅인치(Cuin, 세제곱인치)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다운 의류는 필파워가 400~500Cuin인 다운을 사용하며, 아웃도어 다운자켓은 600Cuin 이상의 필파워를 가진 다운을 사용합니다. 렌데나 자켓에는 필파워 800Cuin인 다운이 충전재로 사용되어 최상급의 다운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높은 필파워 다운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다운이 필파워가 높다는 것은 동일한 양의 다운이 더 많은 공기를 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좋은 다운도 자체적으로 열을 발산하지 않습니다. 다운 의류가 따뜻한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다운 사이의 공간에 충분한 공기를 저장해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차단하고,이차적으로 체내복사열을 다운의 공기층이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필파워가 높아 공기 층이 두텁다는 것은 그만큼 외부 온도를 잘 차단하고 내부의 따뜻한 공기를 많이 보관한다는 의미 이기 때문에 같은 무게의 다운이라도 기능적으로 더 따뜻하다는 의미입니다.

생수병을 기준으로 왼쪽은 타우루스 자켓(무게 960g), 오른쪽은 렌데나 자켓(무게 485g) 을 압축색에 넣은 모양이다. 타우루스는 전용 압축색에 다소 힘겹게 넣은 반면 전용 압축색이 없는 렌데나는 적당한 크기의 압축색에 쉽게 넣을 수 있었다. 생수병 500미리 한 개의 무게에 해당하는 렌데나는 부피로 타우루스의 1/4 정도이다.

높은 필파워의 장점은 압축비에도 장점을 가집니다. 적은 양의 다운도 부피가 크기 때문에 적은 양의 다운 충전으로도 충분한 보온효과가 있고, 적은 양의 다운을 사용하므로 압축했을 때는 부피가 줄어듭니다.

작은 크기로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배낭을 꾸릴 때 더 여유 있게 짐을 꾸릴 수 있습니다. 등산 경험이 많은 분들은 가볍고 작은 장비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버래핑 챔버 구조 채택

같은 품질의 다운이라도 챔버의 구조에 따라 보온력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다운을 충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위와 같이 고치 형태로 배열하고 재봉을 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다운의류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방식은 저렴하지만 재봉선 부위의 보온성이 취약해 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흔히, 콜드브릿지(Cold bridge), 콜드 스팟(Cold spot)이라고 불리는 이 부분은 다운 의류의 보온성을 약화시킵니다. 따라서 아웃도어 브랜드는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저마다 독특한 방식의 충전 방식을 개발해 왔습니다.

블랙야크는 콜드 브릿지(Cold bridge)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운 배치 방법으로 두 가지의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합니다. YAK BOK-WALL™ 기법과 YAK TWIN CHAMBER™ 기법 그것인데 렌데나에는 두 번째 기법인 YAK TWIN CHAMBER™ 방식이 적용되었습니다.

YAK TWIN CHAMBER™ 방식은 위의 그림과 같이 다운 챔버가 서로 중첩되도록 구성함으로써 콜드브릿지가 없도록 챔버를 구성하는 방법입니다.

렌데나 다운 자켓의 몸 통 부분은 YAK TWIN CHAMBER™ 방식을 채용하여 콜드 브릿지를 최소화 하였다.

렌데나 다운 자켓은 적은 양의 다운을 사용하는 대신에 필파워 800 Cuin의 다운을 사용하고 열손실이 많은 몸통 부분에 TWIN CHAMBER 방식을 사용하여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높은 제품입니다.

렌데나 다운 자켓의 후드는 일체형으로 머리와 안면 전체를 외부의 차가운 공기로부터 보호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거추장 스러운 경우를 위해 왼쪽 그림과 같이 수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높은 필파워, 효율적인 챔버구조를 비롯한 편리한 기능들을 갖추었으면서 왜 렌데나는 비운의 제품이 되었을까요?

개인적인 의견은 색상이라고 보여집니다 . 특히 가슴 부위의 부담스러운 야크 로고 형상은 일상에서 착용하려는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는 디자인적인 요소로 보입니다.

다소 부담스러운 가슴부위의 디자인을 제외한다면 렌데나 다운자켓은 가을, 겨울, 봄 산행시 추운 기온에서 착용하기 좋은 제품이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배낭속에 꼭 챙겨야하는 다운 자켓으로 좋은 제품임에 틀림 없습니다.

비운의 제품으로 50% 할인 중이니 가성비 측면에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운 관리시 주의 사항

  1. 아무리 좋은 다운도 자주 빨게면 복원력이 감소합니다. 흔히 '숨이 죽는다'라고 표현하는 기능성 감소가 일어납니다. 다운의 생명인 복원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세탁 횟수를 줄이는 것을 권장합니다.
  2. 부득이하게 오염된 경우 세탁을 하는 경우 세탁기에서 탈수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모든 다운은 물에 젖는 경우 복원력을 상실하고 뭉치게 됩니다. 물에 젖어 뭉친 다운에 강한 원심력이 작용하면 다운의 기능성이 상실함은 물론 다운이 한 방향으로 쏠리게 되어 다운자켓의 기능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이런 현상은 필파워가 높은 고성능의 다운에서 더 심하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3. 다운을 세척하고 잘 말린 후 바닦에 놓고 두드려가며 다운을 챔버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복원력도 살리고 콜드 스팟(다운이 없어서 차가운 부위)이 없어집니다.
  4. 다운 자켓은 배낭에 넣는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해야 합니다. 장시간 압축색에 넣어 보관하는 경우 복원력이 많은 부분 상실 될 수 있습니다.
  5. 다운의 최대의 적은 수분입니다. 항상 건조하게 관리하고 습기를 머금은 경우 최대한 빨리 건조시켜서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