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19세기 영국을 시작으로 택시는 인류의 삶에 녹아들어 교통수단의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28년에 택시가 처음 도입되었고 모범택시, 화물택시 등의 유형들이 등장했으며 택시정류장 설치, 콜택시 시스템 도입 등으로 편의성을 증진해왔다. 2015년 택시 플랫폼의 등장으로 택시는 호출 부분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으며 현재는 택시 플랫폼 없이 택시 호출을 잡는게 쉽지 않을 정도로 택시 플랫폼이 택시 서비스 이용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택시 플랫폼 앱을 통한 택시 호출은 전화(9.6분)나 거리 택시(8.9분)보다 낮은 대기시간(7.7분)을 가지고 있고 서비스 이용자가 택시 플랫폼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51%이며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전년 대비 9.3%p 증가). 특히 현재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K 앱의 경우 전국 택시 기사 가입률이 약 92.8%이다. 이는 K앱 없이는 택시 이용이 원활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삶에 택시 플랫폼이 강력하게 자리잡았으며, 한 회사의 독점으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택시 플랫폼은 가맹택시라는 새로운 택시 유형을 출현시켰다. 가맹택시란 플랫폼 기업이 개인택시기사 혹은 택시법인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 품질관리와 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프랜차이즈 택시를 뜻하는데, 택시 플랫폼 시장에서 가맹 택시 규모는 약 2만 9820대이며 이중 약 78%가 카카오T 블루이고 이외에도 타다 라이트, 마카롱택시, 우버택시 등이 존재한다. 이 가맹택시와 관련하여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로 수수료, 공정한 이용, 유료화와 관련이 있다. 택시 기사가 플랫폼 기업과 가맹계약을 맺어서 콜이 늘어나도 이와 비슷한 금액의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만 세지고 수입은 그대로이거나 더 악화되었다는 사례가 있고, 최근에는 한 택시플랫폼 기업에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하여 가맹택시에게 콜을 몰아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된 상태이다. 택시 플랫폼은 새로운 시도들과 기술의 발전들로 복잡해지는데, 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운수종사자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2021년 5월 기준 자료에 의하면 개인택시기사의 경우 65세 이상이 38.2%이고 60-64세(27.7%), 50대(27.2%)가 그 뒤를 이었다. 법인택시기사의 경우에는 50대 이상이 90%에 육박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고령 기사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의 요인으로 장시간 근로와 낮은 소득의 문제,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 미흡 등이 뽑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장년층이 주된 구성원으로 이뤄지는 택시 산업은 승객들과 이해관계를 맞추는데 애로사항이 존재하고, 이는 갈등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택시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생기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도 최근에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동영(2022)은 택시 플랫폼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검토하며 택시 플랫폼이 택시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바 있고, 류진(2021)은 택시 플랫폼과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이 기존 사업과의 심한 마찰을 일으키고 거대 플랫폼 기업의 반경쟁적 행위와 소비자 및 근로자 후생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지적하였다. 그러나 가맹택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행위자 중심 분석은 기존 연구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며 이동수단 선택의 다양화, 택시기사 노동환경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연구가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선 택시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택시인 가맹택시를 분석하고 이 가맹택시를 이루고 있는 행위자들 간의 긴장과 역동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 사업에 얽힌 이해관계를 조명하고 안정적으로 새로운 택시 유형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I 선행 연구 분석
IT 산업의 발전에 따라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일상 속에 녹아들었고, 이는 현대인들의 편리함을 책임지는 중이다. 고정된 위치인 ‘길가’가 아닌 본인의 현재 위치를 분석하여 유동적으로 탑승 시간에 맞춰 호출하거나, 예상 도착시간 및 안심 메세지 등 편리함을 더하는 서비스 제공으로 기존 이동수단이 제공하는 ‘이동’이라는 본연의 서비스를 초월해 부수적인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없으면 불편을 느끼도록 현대인의 삶 속에 자리잡았다. 또한 택시 기사들 역시 플랫폼을 활용했을 때 전반적인 시간대 및 변수에서 수익창출에 이점을 가시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들 중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곳은 익히 여러 매체에서 언급되었듯 단연 K앱이다. K앱은 단순히 일반 택시 앱 호출 점유율 뿐만 아니라 대리, 전기차 충전, 렌트카, 바이크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겸한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가치가 타 업계에 비할 수 없는 수준이고, 편리성 및 가독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 한편 가맹택시 면허 수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등 점진적으로 몸집을 불려나가며 입지를 다지는 중에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K앱의 택앱시 호출 점유율은 전국 택시 기사 가입률이 약 92.8%(약 24만 명 중 22만 명)으로 집계되는 등 서비스 지원이 불가한 일부 지역을 배제한다면 수도권 및 광역시 지역에서의 독과점 수준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독과점 형태의 현 상황을 타파하고자 공공택시 어플을 개발해 맞서고 있지만, 이미 고착화된 생태계에서 시도한 모종의 해결책은 그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고, K앱의 아성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견고한 독점 체제를 설립한 K앱 내에서도 여러 문제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는 등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논란이 붉어진 문제는 차량 배차와 관련하여 가맹 택시에게 이른바 몰아주기식으로 배차를 분류했다는 것이다. K앱 투명성 위원회는 2022년 9월 K앱의 알고리즘에 일반기사와 가맹기사 (K앱 가맹택시 회원)를 차별하는 제도는 없었다고 공식 석상에서 플랫폼 측의 입장을 확고히 드러냈다. 비가맹 택시 기사들의 주장처럼 알고리즘을 플랫폼에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부담하는 가맹 택시에게만 배차를 의도적으로 몰아주는 ‘콜 몰아주기’는 없었다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위원회는 이날 배차 로직, 소스 코드, 소스코드와 서버 운영의 일치성, 배차 실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차 알고리즘을 정밀 검증한 결과, 일반기사와 가맹기사를 구분하는 변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또한 일반 기사와 가맹 기사에게 단거리·장거리 등 영업거리를 차별 배차하는 행위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오히려 문제의 맹점은 비가맹 기사들의 ‘콜 거부’로 인한 것이라고 반대 측 입장을 전면 반박하였다. 수익성이 좋은 장거리 운행만 선별적으로 수락하며 이른바 ‘똥콜’이라고 불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거리 운행은 거부하는 비가맹 기사들에게 현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반면 비가맹 택시 단체 역시 K앱의 입장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K앱이 갑을 관계가 형성된 가맹 택시 조합원들의 의견만 반영하며 전국 비가맹 택시 조합 등 이견을 표하는 단체와의 컨택을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입장이 제기되었다. 결론적으로 플랫폼과 기사들 사이의 소통 부족 현상이 갈등으로 이어져 본격적으로 점화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현 상황 속에서 따질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과 주관적인 의견을 종합해봤을 때, 플랫폼 측에서 주장하는 알고리즘 분석은 당사에서 직접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기에 신빙성이 떨어짐에 있다. 한편 기사 측 입장 역시 객관적인 사실 보단 본인들이 주관적으로 경험한 사실에 입각하여 객관적인 데이터 제공에 어려움을 겪기에, 갈등의 해결에는 앞서 기술한 소통의 장 형성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현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갖기 위해선, K앱 측이 설정한 수수료와 가맹 시스템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K앱 측에서 설정한 어플 이용시 규정한 수수료는 약 20% 수준이다. 다만 법인택시기사들은 약 17%의 ‘페이백’(환급)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수수료는 3%-4% 수준이다. 반면 일반 기사들은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대 수준으로 이를 납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비가맹 기사들 사이에서는 ‘K앱이 고의적으로 가맹 기사들에게만 유리한(장거리) 콜을 몰아준다’는 의혹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고, 소비자들 역시 고객 수수료 부담이 없는 일반 택시를 호출하는데 걸리는 시간, 배차되는 기사와 본인 사이의 거리 등에서 불편한 지출이 이뤄진다고 볼멘소리를 털어놓았다. 특히 택시 콜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출.퇴근 시간 혹은 야간 시간대에 호출에 어려움을 겪은 인원들이 상당수였고, 이들은 단순한 수요-공급의 원리를 넘어서 타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플랫폼에 대해 불신하는 의견에 위원회는 알고리즘이 가맹·비가맹 구분 없이 직선거리 기준으로 가까운 택시기사를 선정해 배차하고 있었다고 전면 부인하였다. 또한 승객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따라 수락률이 높은 기사에게 ‘콜 카드’를 보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즉, 비가맹 기사들이 콜 카드를 적게 받았다고 불만을 표하는 현 상황에 대해 그들이 K앱의 콜 카드를 거절해온 결과가 누적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논리다. 이날 위원회가 공개한 실적 데이터 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콜 카드 발송 대비 수락률은 가맹기사와 비가맹 기사군 사이에 편차가 분명히 존재했다. 그렇기에 이는 일반 기사들의 자발적인 콜 거부 때문이라는게 K앱 측 입장이다. 한편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부과받는 가맹 택시 측이 개인 택시에 비해 호출에 있어 일괄적으로 콜을 몰아받는 부분은 공정성 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수익성에 상관없이 콜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을 감행하는 법인 택시 기사들에게도 호출 면에서는 일정 부분 이점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현 상황에 대해 플랫폼의 배차 구조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자료를 검색하여 구체적인 플랫폼의 작동 방식에 대해 인지할 수 있었다. 일반 콜 카드와 선호지역 콜 카드는 효율성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데, 모든 시간 대에서 선호지역 콜 카드가 높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피크 타임에서는 그 차이가 더 극명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기사들의 선호지역은 콜 수락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편 이러한 기사들의 선호지역을 이용하여 배차 실패로 끝나는 비선호 콜들을 매개체로 하여 최종적으로 선호지역으로 이동해야 함에 대해 파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콜 카드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비가맹 기사들의 이해관계를 파악하였다.
한편 심야 시간대(자정), 출퇴근 시간대(오전 8 시, 오후 6 시)에 배차 실패율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외곽 주거지역 쪽으로 선호지역을 설정한 기사들이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분포도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수의 step destination과 선호지역이 강남 일대에서 가까운 곳에 밀집하여 있는데, 이는 문제가 되고있는 기사들의 콜 골라잡기 현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다시 말해, 콜 카드를 선별적으로 고르는 비가맹 택시 기사 측에서도 효율성 추구로 인하여 이러한 행위에 당위성을 부과하였고, 이는 앞서 기술했듯 마땅한 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응당 행하는 행위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건네는 플랫폼 측 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편 위원회 측은 “K앱이 이러한 배차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체계들을 비가맹 기사들이 알지 못했던 것”이라며 “모르는 입장에선 ‘K앱이 나를 차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를 택시 기사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할 필요와 의무가 K앱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기사들에게 확실하게 콜 카드 및 알고리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통해 기사가 효율성과 콜 카드 배분 두 요소에 대해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플랫폼 측에서는 택시 기사들과 소통의 부재를 근거로 플랫폼의 메커니즘에는 평등에 입각하여 ‘공정성’을 부과하였다는 식으로 공개석상을 빌려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2월 14일 K앱의 택시호출 방식을 “불공정 경쟁”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K앱 측이 행정소송을 거론하며 반발을 표하며 관련한 논란의 파장이 급격하게 커졌다. 특히 K앱 측의 택시호출 방식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없다”고 밝힌 반면 K앱 측은 “호출 후 배차까지 시간이 단축됐다”고 반박하며 서로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림을 보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K앱은 2019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K앱 일반호출 때 가맹기사가 가령 6분 내 거리에 존재하면 비가맹기사가 그보다 가까운 거리(0~5분 거리)에 있더라도 가맹기사를 우선배차했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은 단거리 호출의 경우 가맹기사를 제외하기도 했다. 2020년 4월부터 현재까지 콜 배차 때 수락률이 40~50% 이상인 기사 한 명을 인공지능(AI)이 우선배차하는데, 이 역시 가맹기사가 더 많은 배차를 받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K앱에서 가맹택시의 평균 수락률은 70~80%인 데 반해 비가맹기사는 10%가량인 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수락률을 배차 기준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맹기사 수입이 늘어났고 이는 가맹기사 확대로 이어졌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2019년 5월~2021년 7월 서울, 대구, 대전, 성남 등 주요 지역 기준 K앱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 대비 월평균 35~321건의 호출을 더 받았고, 가맹기사의 월 평균 수입은 비가맹기사보다 1.04~2.21배 높게 나타났다. 가맹택시 수는 2019년 말 1507대, 점유율 14.2%에서 2021년 말 2만6253대, 73.7%로 늘었다. 단순히 호출에서 일부 이점을 갖는 것이 아닌, 별도의 공지 없이 의도적 조작을 통한 기사들의 가맹 여부에 따른 수익 조작은 종합적으로 지양해야 하는 바이고, 이전에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부각하였던 K앱 측의 입장과 현 행태의 대비는 비난받을 수 밖에 없는 행위임이 틀림없다.
반면 K앱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소비자 편익이 크게 늘어난 부분을 공정위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입맛에 맞는 부분만 편집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반 택시기사들이 단거리 등 비선호하는 콜을 주로 담당해 온 가맹택시 기사들도 공정위 발표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개인의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이어서 K앱은 공정위가 밝힌 배차 알고리즘 자체가 현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K앱 측은 “공정위는 AI 배차 후 승객 대기시간이 오히려 몇 초 늘었다고 했지만 호출 후 배차까지의 시간이 15초에서 8초로 43% 단축되고, 전체적으로 배차 성공률이 높아진 점은 의도적으로 빠뜨렸다”고 했다. 종전에 비해 월 평균 1800만 개 콜을 더 매칭시키고 있다는 게 K앱 측 설명이다. K앱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시한 대기시간은 주력 가맹택시 외에 기타 가맹 택시까지 다 포함한 데다 세종시 데이터만을 일반화한 오류도 있다고 말했다. 배차 수락률을 알고리즘에 반영하자 비가맹택시의 수락률이 5%에서 11%로 올라가는 효과도 있었다. 주된 초점이 알고리즘의 조작 여부에 달려있는 만큼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가맹택시 기사들에게 콜을 몰아줘 수입이 더 높아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K앱 관계자는 비가맹택시 기사들은 사납금제에 묶여 있어 코로나19 기간에 수입이 감소한 반면 월급제 방식의 가맹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최소 200만원대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승차 거부를 줄이고 배차 수락률을 높이는 등 그동안의 변화가 정부 요청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이를 ‘플랫폼의 폐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와 같은 콜 차별 논쟁은 ‘콜을 더 받냐 덜 받냐’를 둘러싼 1차원적인 논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K앱 가맹 제도가 일선 택시기사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의 평등’을 해치는 것이냐 아니냐에 있다. 알고리즘 조작 논란 역시 현재까지도 종결된 바가 없는 만큼 특정 입장을 채택하여 원초적인 비난에 그치는 것에서 벗어나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감각하는 이들의 심층적인 내면 세계를 들여다볼 것을 기술지의 의의로 표방하였다.
III 연구 방법
(1) 이론적 배경
본 연구에서 다루는 가맹택시를 둘러싼 갈등의 경우 법,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신사업인 만큼 확실한 체계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갈등을 행위자 중심 제도주의(Actor-Centered Institutionalism)와 목적 프레이밍 이론(Goal Framing Theory)의 결합모형을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 우선 행위자 중심 제도주의란 게임 내 행위자의 ‘선호와 전략적 선택’에 초점을 둔 합리적 선택모형과 ‘제도’의 영향력에 중점을 둔 역사적 제도주의를 결합한 모형으로, 행위자의 능동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행위자는 여러 제도 아래에서 완벽하게 합리적이며 전략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수집한 제한된 정보에 따라 목표와 선호를 특정하는데, 이는 결론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 이론은 가맹택시를 구성하고 있는 행위자들의 역동성과 자주성을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고 제도에만 집중하게 되어 문화인류학적 연구에 있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목적 프레이밍 이론과의 결합을 통해 미시적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한다. 목적 프레이밍 이론은 사람들이 각 목적에 따라 프레임을 형성하고, 정보를 처리하며 행동하는 것을 통해 행위의 논리를 형성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제도적 맥락 아래에서 행위자의 목적이 실제 상황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를, 그리고 목적 간 서열이 존재함에 따라 선택적 집중을 하는 경향을 설명한다. 이 이론은 행위자들이 다양한 목적을 추구하는 데 있어 동시성을 가지고 인지적 제약 아래서 합리적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목적을 쾌락, 이득, 규범적 목적으로 나누어 상황에 따라 목적들이 공존하거나 서열이 생긴다고 본다. 이 부분이 행위자 중심 제도주의의 미시적 한계점을 보완하여 행위자의 능동성을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프레이밍된 목적에 따라 능동적인 행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합모형을 통해 가맹택시를 중심으로 본 택시플랫폼을 둘러싼 갈등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1> 이론 구조도
(2)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에선 문헌 연구, 심층 면담, 제한적 참여관찰의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우선 문헌 연구를 통해 택시 산업에 대한 최근 연구의 동향, 택시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와 현재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와 관련된 현황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라포를 형성하기 위한 기초 지식, 택시 기사의 노동 환경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격적으로 심층 면담을 통해서 매체나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가맹택시 행위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수집하고자 했고 행위자들이 각각 가맹택시를 어떻게 감각하는지, 구체적인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택시기사 인터뷰의 경우 택시업의 특성상 오래 인터뷰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택시 기사의 식사 시간을 이용하기 위해 서강대 인근의 기사식당(서울 마포구 대흥로)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택시의 유형과 관계없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필드를 재방문했을 때 가맹택시 기사와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택시 승객 인터뷰 같은 경우 택시 플랫폼 앱을 최근 1년 동안 주 1회 이상 자주 사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택시 플랫폼 이용과 관련된 의견을 수집하였다. 택시 플랫폼 관계자와의 인터뷰도 추진했으나, 연락망의 부재 및 관련 운수업체의 인터뷰 거부 등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연구자들 역시 택시 플랫폼의 승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승객의 입장에서 제한적으로 참여관찰을 진행했다. 직접 택시 플랫폼 앱을 사용하면서 거리와 호출 시간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했고 가맹택시에 대한 감각을 얻고자 하였다. 경로는 연세대학교 정문에서 서강대 후문(근거리), 그리고 연세대학교에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장거리)로 정했고 총 단거리 10번, 장거리 6번의 호출을 진행하였다.
IV 본론
(1) 승객의 감각
최근 가맹택시와 관련된 이슈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배차 알고리즘, 즉 가맹택시의 콜 몰아주기와 관련된 불공정 이용이다. 택시 승객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택시 호출을 이용할 때 가까운 거리일수록 호출이 어렵고, 추가 금액을 내고 가맹 택시를 호출하면 바로 이용이 가능했던 경험이 많았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스무 살이 되던 1월1일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새벽에 돌아가는 길에 서울 사는 친구들은 아무도 택시를 못 잡아서 결국 다 걸어갔는데, 거리가 먼 경기도에 사는 친구들은 호출하자마자 택시를 잡더라구요. 아무리 거리가 가까워도 의도적으로 콜을 거부하는 상황은 좀 불합리한 거 같아요." -인포먼트 C
“늦은 시간에 버스가 끊겨서 택시를 잡는데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10분을 기다려도 안잡히더라고요.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두배가 넘는 가격을 주고 k 벤티를 호출했어요.” -인포먼트 F
위 인터뷰는 알고리즘 조작과 관련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콜이 잘 안잡히며 웃돈을 주고 콜이 잡히도록 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은 가맹택시를 비롯한 택시 플랫폼을 편리하지만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본 연구자들이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 간 호출 비율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에서 거리별로 호출을 진행해보았는데, 예상 택시 비용 15,000원 이상의 거리에선 3번의 가맹택시 호출과 3번의 비가맹택시 호출 모두 1분 이내로 호출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예상 택시 비용 7,000원 이하인 단거리에서는 5번의 비가맹택시 호출에서 호출 성공 시간이 각각 1~2분 사이에서 2개, 4분 1개, 그리고 7분 1개로 나타났다. 가맹 택시의 경우 5번 중 한 번의 호출(2분)을 제외하고 모두 1분 이내로 호출이 성공하였다. 비용을 더 지불하면 더 빠르고 편리한 호출을 얻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플랫폼 내부에서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가맹기사를 우대한 결과일 수 있다. K 사는 2019년~2020년 초 까지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콜을 배치하는 로직을 운영했다. 이와 동시에 가맹택시가 일정 픽업시간(예: 5분) 내에 존재하면 가맹기사보다 더 가까이 있는 비가맹기사가 존재함에도 가맹기사에게 우선배차하였다. 이를 간단히 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2> 우선배차 개요
그리고 20년 초부터 지금까지는 로직을 변경하여 수락률을 기준으로 AI 추천에 의한 우선배차를 진행하고 실패할 경우 변경 전 로직과 같이 픽업시간 기준으로 배차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락률 기준은 비가맹기사에게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가맹기사의 평균 수락률이 약 70~80%, 비가맹기사는 10%정도이다.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의 수락률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존재함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3> 배차로직 변경 개요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의 구분 없이 동일한 조건 아래에 놓여야 하는 일반호출에서 부당하게 가맹기사를 우선배차한 것은 불공정한 기회 제공이며 이용약관에도 이용조건이 동일한 것으로 쓰여 있다. 이는 가맹기사의 월 평균 수입을 증대시키고 자사의 가맹택시 수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함과 동시에 비가맹택시의 경쟁을 제한시킨다. 자사의 시장 지배력까지 강화되면서 이는 악순환이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결국 택시를 호출할 때 똑같은 앱을 키게 된다.
"사실 전 택시를 타야 될 상황이면 무조건 K어플부터 켜요. 다른 어플은 어떤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UT이런거 들어는 봤는데 K앱이 가장 많이 쓰기도 하고 .. 최근에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한다는 말을 듣고 겁이 나더라구요. 가뜩이나 최근에 택시비 올라서 가급적이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데, 가끔씩은 택시가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택시비도 계속 인상되고, 서비스도 유료화가 되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요금을 내고 이용하게 될텐데, 이런거 보면 K사가 독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포먼트 C
"아무래도 택시 이용객은 높아진 서울 택시 요금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콜 알고리즘으로 인해 많은 불만이 있을거에요...K사와 차별화된 택시 앱들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K사와 경쟁하는 것은 힘들어요. 소비자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기사들도 먹고살아야 하니까...어쩔 수 없이 K 앱을 쓰게 되는거죠." -인포먼트 E
전국 택시기사의 K앱 가입률이 90%를 넘는 현 상황에서 대안적인 택시 플랫폼 앱의 부재로 결국 승객은 택시를 호출할 때 똑같은 K앱을 키게 된다. K사의 독점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다른 앱은 이용자 수가 적어 호출에 어려움을 겪거나 다른 플랫폼이 있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빠른 호출을 위해 K앱을 쓴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승객과 기사로 하여금 자본주의 구조 속 K 앱의 암묵적 강요를 받게 한다.
(2) 기사의 감각
코로나로 인한 유동인구 감소, 법인택시 기사의 타 직종으로의 이탈 등으로 택시는 2022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했다. 이러한 상황 속 정부는 2022년 10월 중형택시를 주기적으로 강제 휴무시키는 ‘택시부제’를 해제해 택시기사가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택시 기사의 노동 시간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고 특히 가맹택시 기사는 호출을 거부할 수 없고 강제 배차를 당하기 때문에 노동 환경이 악화되었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가맹계약을 맺은 플랫폼 측이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미미하다고도 인식하고 있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한 달에 26일을 만근하면 기본급을 받아요. 하루 수익이 보통 20만원 정도 나오는데, 운송기준금이라고 16만원 정도를 회사에 내요. 남은 걸 이제 회사랑 저희가 나눠갖고, 여기에 인센티브를 더하면 저희가 받는 금액이 나와요. 사실 26일 채우는게 절대 쉬운일이 아닌데, 이걸 못채우면 기본급 자체에서 삭감이 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채우는거죠.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하는데, 밥 먹을 시간도 없고, 그냥 콜 기다리는 동안 잠깐 내려서 담배 하나 피고, 믹스 커피 마시고… 그렇게 겨우겨우 쉬어요. 잠도 아침 9시 정도에 자서 한 3시에 일어나고, 그럼 또 출근이에요.” -인포먼트 G
위 인터뷰는 한 기사의 하루 일과를 나타내준다.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채워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많은 양의 노동시간으로 하루 일과가 채워지게 되고 이에 비해 받는 봉급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편 택시 기사 역시 K 앱의 독점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상 K 택시가 독점이에요. U사 ㅌ사 이런거랑 가맹계약 맺어봤자 어차피 K 택시로 사람들이 택시를 부르니까…타 회사가 조건이나 대우가 훨씬 좋은데...막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사람들 모으고 그러는데 결국 K 앱을 쓰려면 다른 곳에 들어가지 않거나 아예 K랑 가맹계약을 맺어버리죠.” -인포먼트 A
“M 택시도 자체 앱을 끄고 K앱으로 호출을 받는다 그러더라고요. 다른 곳 사정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아마 택시 타보면 K앱 안킨 사람 없을걸요” -인포먼트 B
위 인터뷰는 K사 외 다른 플랫폼이 존재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K앱과 경쟁하기엔 부족하고 택시 기사도 수입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결국 K사의 시스템 속에 구속되어버림을 보여준다. 노동 요건이 더 좋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과 맞설 힘이 부족하고 생계가 급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K 앱을 사용하거나 가맹계약을 맺어버린다는 것이다.
"평상시 제가 (일반 택시를) 운행하던 횟수보다는 카카오 블루 기사를 했을 때가 콜 수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한마디로 얘기해서 그 사람들에게 특혜를 주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갖고 자기네들이 수입을 챙기는 구조 아닙니까? 모든 기사들한테 다 공정하게 해줘야 하는 게 원칙인데 그런 부분에서도 저는 불공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포먼트 D
또한 택시 기사 역시 알고리즘 조작에 의한 호출 차별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콜을 받는 것에 있어 불공정을 경험하고 수익 차이 등을 경험한다. 그렇지만 택시 기사들끼리의 단합도 어려운 현실이다. 독점에 대항할 힘을 갖춰야 하지만 택시 기사들의 유형이나 경제 형편, 업종 들이 다 다르고 같은 가맹계약이라도 사실상 개인적으로 운영되는 택시이기 때문에 모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택시노조연합 등이 존재하긴 택시 기사가 대부분 고령층이고 소득 분위가 높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한편 이러한 독점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 측에서 정책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며 기대한 바에 전혀 미치지 못하였다. 2019년 7월 17일, 국토교통부는 '택시. 카풀 사회대타협'이라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였다. 플랫폼 서비스가 현재 정체 되있는 택시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이들 서비스의 제도화를 본격적으로 점화한 것이 핵심이었다. 기존 택시는 전통적인 배회영업방식과 가맹사업과 제휴하는 형태로 제약이 따르는 플랫폼 사업만이 제한적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면허-차량-기사가 한데 묶여 있는 현행 택시제도 하에서는 계획된 사업모델을 충족시키기에 애로사항이 존재하여 플랫폼에게 제도적 공간을 제공하도록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또한 택시의 사납금 제도와 면허 취득 수단 등의 경직성이 고질적으로 언급되는 택시 산업의 주된 문제의 맹점이라고 파악하고, 택시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의의로 삼아 제도의 변화를 추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타다 등의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 택시 산업에 유입되었고, 기존 택시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계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탄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사들에게는 산업 진입의 새로운 수단의 등장으로 인하여 본인 수입의 파이가 좁아진다는 점에서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3)기업의 태도와 행위자들의 관계 분석
위와 같이 갈등이 존재하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택시 플랫폼 기업은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본 연구자들은 택시 플랫폼 기업의 홈페이지, sns에서 연락망을 찾아 컨택을 시도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번호였고 아예 연락망을 적어놓지 않은 기업도 존재했다. 서대문구의 한 가맹택시 운수업체를 직접 방문했으나 도와줄 것이 없으니 돌아가라는 식의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기사와 기업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K앱 기사들은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항의를 하면, K앱 택시에서 내리게 해요. 반발이 심하면 K앱 에 안 태우고 서비스를 중단한단 말이에요. 그렇게 하니까 불이익이 무서워서 울며 겨자 먹기로 K앱을 타는 거에요. 업계와 대화를 충분히 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그게 내용을 들여다보면 갑을 관계에서 을 관계인 가맹자 사업자들을 협의체에 전체적으로 구성하게 해서 그 협의체랑만 대화를 하는 거에요. 갑을 관계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데 무슨 대화가 되겠냐는 거에요. 막상 택시 단체랑은 어떠한 협의도 이뤄지지 않다고 들었거든요." -인포먼트 E
기업 측은 기사와의 협의와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피하고 있고 시장 지배력을 이용하여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이론에 적용시켜 다음과 같은 해석을 했다. 우선 승객은 합리적인 택시서비스 이용이라는 목적 아래 호출 차별, 요금 인상, 서비스품질 저하 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기업에 전달되고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기업 측은 앞서 기술하였듯 미비한 제도 아래에서 대화와 접촉을 회피하고 단순한 입장 표명에 그친다. 동시에 기업은 기사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면서 기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는 일관적으로 침묵하고, 서비스 독점을 통한 이득을 추구하는 것에만 몰두한다. 기사도 기업에 노동 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지만 승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타협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승객의 불만은 자연스럽게 기사 쪽으로 부담이 되고 기업 역시 기사에게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기사가 가맹택시 시스템에서 많은 문제를 떠맡게 된다는 것이 이론을 통한 해석이다.
<그림 4> 행위자 관계 구조도
이러한 해석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각 행위자들의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도식화를 통해 이들이 감각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문제점으로부터 기인한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소통의 부재는 책임 소재의 부재로 이어지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현 상황에 이르기까지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V. 결론 및 한계
본 연구에서는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선 가맹택시는 지속적으로 개선의 필요성이 다방면에서 요구되고, 플랫폼 체계 내 제도적인 부분 역시 미흡한 점이 상당 수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운영의 허점은 소비자들의 기사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이에 기사들의 입장에서도 제공하는 서비스 하락 등 전반적으로 사업 운영의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갈등적 상황 속에서, 플랫폼과 노동자 간 단합 부족으로 야기된 상황 개선 의지의 결여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문제점이 드러나며 중첩되고 있는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 속 행위자들은 가맹택시를 각자 다르게 감각하고 있으며, 이 차이에서 또 다른 긴장이 파생되는데, 이는 곧 기업과의 비대칭적 구조로 인한 노동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행위자들은 현 과도기적 상황이 택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임을 인지하고, 가맹택시 운영에 있어 노동자의 부담을 줄이고 더 나은 품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택시 플랫폼의 행위자들 간 관계와 입장을 조명하고 행위자들의 상세한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자들은 갈등의 구조적 원인을 파헤치려 시도했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원인 또한, 행위자 간의 관계에 주목하여 파악하여 갈등의 해결 주체가, 일방향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연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본 연구는 환기한다. 그러나 인포먼트 대상자 섭외 지역을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로 한정했고, 기업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실패하여 단순히 가해자-피해자 구도의 설명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인터뷰 수가 부족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 기업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관계망을 정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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