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게스트하우스?
한국에서는 파티의 정의가 애매모호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파티라는 언어의 사전적 의미를 사교,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을 뜻하는데, 저희 연구자들은 게스트하우스의 파티 또한 그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우선, 파티는 같은 장소와 시간을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여 어울리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시간대에 다른 공간에서 각각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파티’라는 언어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지는 않더라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한 데 어우러지는 것을 파티의 의미로서 정의하였습니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 내에서는 다른 지역, 다른 나이대를 가진 게스트들끼리 한 곳에 어울려서 대화를 하고, 시간을 보내는 형식의 파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여행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숙박 공간을 제공하며, 공동생활을 기반으로 한 숙박 형태이며 게스트들에게 간소한 끼니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지만,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애용하는 추세입니다. 숙박객들은 때때로 호스트 측에서 주최한 파티에 참여하고 다 같이 영화를 감상하거나 스냅 촬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숙박 경험 이외에 다 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의 주 필드인 파티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히 숙소의 기능만을 갖춘 것이 아닌, 모임의 기능도 갖추고 있는 장소입니다. 게스트하우스 호스트 측은 음식, 음악, 레크레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만의 특수성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행객은 이색적인 숙박 경험을 위해 파티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며, 특히 이곳은 20·30세대에게 ‘청춘’ 여행의 코스로 다양한 매체에서 홍보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파티와 숙박의 목적이 결합한 특정 공간에서 관광객 간 네트워크가 어떻게 발휘되는지 파악하고, 추후 그 장소가 어떻게 디자인되고 기억되는지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에서의 의사소통과정은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타자와의 조우와 어떤 차이를 가질 수 있는지, 공간적 인식에 기반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요약하자면, 주 필드인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보이는 파티의 특징을 알아보고 한국적인 정서와 어떻게 결합이 되어 공간성을 지니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 방법
본 연구의 필드가 한 가지 장소로 국한되지 않고 다른 지역이라도 게스트하우스 파티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5월, 한달 동안 필드는 총 6회 방문하였고,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는 각 강릉, 춘천, 양양이었습니다.
본 연구는 참여관찰, 심층면담, 문헌연구와 같은 수단을 연구방법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강원을 중심으로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중 파티가 열리는 곳을 필드로 정하여 참여관찰을 수행하였습니다. 단체 혹은 한두 명으로 구성된 연구자 집단은 특정 게스트하우스 파티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대게 파티는 사람들과의 소통 및 대화를 위주로 진행이 되기에 각각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화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자들은 현장에서 관계를 맺은 게스트들에게 연구 목적을 밝힌 후, 인터뷰에 동의한 이들에게 추후 연락을 취하고 심층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양양 같은 경우 서핑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양리단길이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로 즐길거리도 많고, 서핑강습과 바베큐파티를 진행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많습니다. 해변을 따라 걸으면 게스트하우스가 줄지어 있고, 파티에 참여하는 게스트들로 거리가 북적이기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인포먼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던 곳입니다.
춘천의 경우 클럽파티/펍파티보다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아 양양과는 대조되는 분위기의 파티를 관찰하고, 양양에서 구하는 인포먼트와는 또 다른 특성을 가진 인포먼트를 섭외할 수 있었습니다.
강릉의 경우 포트락파티, 버스킹파티, 펍파티, 클럽파티 등 다양한 컨셉을 가진 게스트하우스 파티가 있어 양양과 춘천에서는 보지 못했던 형태의 파티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I. 파티게스트하우스와 진정성
본 연구는 Wang이 주장한 진정성의 구분 중, 실존적 진정성에 주목하여 게스트하우스 파티에 방문하는 게스트들에게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파악하였습니다. 실존적 진정성이란 관광 행위 과정에서 촉발되는 개인적 또는 상호주관적 감정들로 구성됩니다. 관광객이 여행을 통해 이루어 내는 활동에 중점을 두어 일상의 강제로부터 자유로운 비일상적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일상의 삶보다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며 더 ‘진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파티 게스트하우스에 참가한 숙박객들은 여행지에 방문하는 기간 내에 그들의 진정성을 위해 여럿 ‘변화’ 및 ‘도전’을 시도했습니다. 첫째는 평소에 하지 않을 행동 중에 여행을 통해 도전할 무언가를 시도했습니다. 인포먼트 B의 경우 이전 여행에서 새로운 타자를 만나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도전하였으며 여행에서 휴대전화에 의지하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탈피하고자 ‘연락’에서 벗어나고자 일부러 버스에 탑승한 후 창밖을 보았다거나, 파티에서 타인과 소통하면서 휴대전화를 4시간가량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스레 진정성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외로 관광공동체 형성의 진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한 인포먼트는 본인만의 파티 기준을 정하는 행동을 취하며 소규모 파티 게스트하우스를 고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는 뭔가 가면을 써야 되는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여행을 할 때는 온전히 나일 수 있는 경험이나 순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인포먼트 E)
“회사에서의 나를 버리고, 진짜 여행객으로 가는 거잖아요. 누구도 아닌 그냥 여행객, 서울에서의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서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나의 이제 평안을 주기 위해서 이제 가는게 가장 큰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인포먼트 K)
“여행 함에 있어서는 계획을 짜고 안 짜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자유로움의 차이? 체면을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고.” (인포먼트 I)
관광지에서 여행객은 가면을 벗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었던 본연의 ‘나’를 관광지라는 공간 일탈적 장소에서 본성적 자아의 분출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참다운 ‘자신’과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인 ‘사회적인 페르소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포먼트들은 사회에서 발현했던 ‘가면’을 이렇게 서술했습니다. 사회에선 체면과 격식을 차린 채 정해진 하루의 루틴 내에서 본연의 ‘나’를 아웃핏 등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여행지에서 일탈의 모습이 여행을 즐기는 방식과 소비(음식과 옷차림)으로 발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여행지를 소비하는 것에서 넘어 참다운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거 좋아해가지고 사람 만나러 간 것도 있어요 게하의 끝은 어쨋든 인연이기 때문에” (인포먼트 K)
새로운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을 공유한다는 것은 여행지에서 큰 진정성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은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 속 ‘파티’를 경험하면서 사회적인 누군가가 아닌 하나의 ‘여행자’로서만 인정받게 됩니다. 이러한 인정은 일상에서 경험했던 사회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됩니다. 다른 숙소 형태와 달리, 타 숙박객과의 접촉이 많고 공용 공간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 그리고 ‘파티’라는 요소와 함께 여행객들은 ‘소통’을 새로운 진정성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소통을 기반으로 관광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러한 공동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 같은 목적성을 갖고 같은 숙박 장소에서 경험하는 그들은 무엇보다도 단기간에 독특한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행의 정의가 하루 종일 얼마나 맛있는 걸 먹고 얼마나 재밌게 놀고 얼마나 잘 술을 먹을지 이거 어떻게 재밌게 놀고먹을지 밖에 고민을 안 하잖아. 나는 그게 여행인 것 같아. 진짜 최고로 재밌게 즐기고 오고 싶으니까 계속 내가 내 하루를 계속 열심히 만들어 가는… 재밌게 하루 보내려고 그렇게 열심히 검색하고 열심히 길을 찾아가 가지고…나를 그렇게 내가 스스로 돌봐 주고 신경 써주는… 평소에는 그렇게 신경 안 쓰니까.” (인포먼트 A)
정리하자면 관광 진정성은 하나의 목적으로 혹은 여러개의 방향성이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한 여행객이 그가 이루고자 하는 관광객간 ‘소통’을 이루었다면, 그 이외에 계획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이 성립이 되는 것입니다. 일상과는 다른 지역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무언가’가 충족이 된다면 그 만의 실존적 진정성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II. 낭만과 청춘의 장소
평등(equality), 동료애(friendship), 동질성(homogeneity) 등을 지적했다. 즉,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 평상시에는 입어볼 수 없는 옷을 입거나, 아니면 모든 옷을 다 벗어버릴 수도 있고, 요란한 치장과 화장, 분장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합니다. 누구나 사회·경제적 지위의 종적 관계에서 벗어나 동등한 입장에서 횡적으로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 속에서는 자신과 어떤 친밀한 관계를 갖지 않았던 사람과도 단번에 진한 '동료애'를 느끼며 이를 통해 모든 이들이 '동질성' 속에서 합일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리미날리티 단계는 영원히 또는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끝나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대단히 압축적이고 비일상적인 상황이 표출되기 때문에 신성한 단계로 간주됩니다. 이때는 극도의 흥분이나 위험성, 일탈성 등이 용인됩니다.
이처럼 코뮤니타스는 일시적인 현상임을 전제로 합니다. 정해진 기간이 있는 여행, 종료시간이 명시되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파티 또한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진행되는 파티의 경우 보통 저녁 6시-7시에 시작을 해서 자정에 마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입니다. 이는 다른 게스트들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 경우에 따라 더 일찍 자리가 끝나기도, 더 늦게까지 파티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커뮤니타스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매주 반복되는 일상의 루틴에는 세계 경제, 각종 지표지수에 따를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과 로직 수정들, 쌓여 있는 회사 업무 들에 신경쓰기 바쁜데 여행지에서 기존 일상의 생각은 버려두고 새로운 맛집을 찾고 색다른 곳의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복잡했던 머리가 맑아지고 재충전되는 기분이 들어요” (인포먼트 D)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필요합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되어야 하고, 반복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 권태, 지루함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일을 하는 것은 보상을 따르는 것이기에 그만큼의 책임감을 수반하고, 육체적인 혹은 정신적인 에너지를 써야합니다. 이는 때로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일상에서의 탈피를 꿈꾸게 합니다.
“아무래도 일상생활이라고 하면 회사 생활이나 이런 게 되는데 그런 걸 격식을 차려야 될 필요가 있고 회사가 아니더라도 학교라고 쳐도 교수님과의 관계나 아니면 주어진 과제 이런 것들을 함에 있어서 정해진 루틴이나 그런 게 있는데 반면에 여행 함에 있어서는 계획을 짜고 안 짜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자유로움의 차이? 체면을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고.” (인포먼트 I)
이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질까?
“멀리 한적한 곳에 가서 쉴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에 이제 강원도 양양군이라는 먼데를 골라서 혼자 훌쩍 떠나서 바다를 보고 산으로 올라가면서 혼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여행을 하셨답니다." (인포먼트 C)
인포먼트 C의 경우 일상을 살아가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며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그에게 강원도 양양은 행정구역이 다르고, 가는데 2시간 이상이 걸리는 지리적으로 먼 지역이었습니다. 양양에서 즐기는 바다와 산의 모습은 서울에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었습니다. 본인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와서 일상의 모습과는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C가 일상을 벗어나는 방식이었습니다.
“더 이상 이제 연락 하나도 안 보고 그냥 온전히 그냥 여행에만 집중했어요“ (인포먼트B)
일상을 살아가는 과정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연락’입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에 비해 온라인에서도 사람들 간의 교류가 가능해지며 sns로 연락을 이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사적인 대화부터 공적인 업무까지 모두 문자, 카카오톡, 메일 등을 이용해 처리하기에 일을 끝내고 집을 돌아와서도 여전히 누군가의 연락에 답장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고, 상사의 혹은 조원의 요청이 있으면 업무 처리도 해야 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진 일상에는 끝나지 않는 타인과의 연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포먼트 B의 경우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타인과의 일시적인 단절을 택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감각하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일상에서 벗어나는 법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상에서의 단절이 이루어진 개인은 문턱성의 단계로 접어들며 코뮤니타스를 경험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와서 다른 여행자들과 만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라는 숙소 형태를 택했습니다.
파티의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과 다음날 아침이면 모두가 게스트하우스를 떠나 흩어지게 된다는 것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타인과의 교류가 일시적인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그것까지는 아닌데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평생 알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만나진 않은 것 같아요.”(인포먼트 I)
“그 날의 기억은 거기서만” (인포먼트 B)
이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만남을 일회성으로 여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이도, 직업도, 거주지도 각기 다른 이들이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파티를 매개로 우연히 모인 것이기에 이러한 우연이 아니고서야 다시는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룻밤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해진 사이라 할지라도 그 다음날이 되면 서먹해지기도 하며, 게스트하우스를 떠나고부터는 굳이 연락을 하려 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파티에 참여하며 친해진 게스트들끼리는 휴대폰 번호, 인스타 아이디 등을 교환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이후에 연락을 하지 않거나, 며칠 간만 연락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연락이 끊김에 따라 관계도 끊기게 됩니다.
“일상에서 만났다면 분명히 일상에서 만났다면 일적 아니면 어떤 용무가 있어서 만났겠지 왜냐면 그 순간만큼은 우리의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린 다 같이 힐링을 하러 아니면 각자의 목적이 있겠지만 B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온 여행객이기 때문에 얘기하니까 불편한 게 없었지.” (인포먼트 B)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이들은 개인을 규정하는 여러 특성들을 잠시 내려두고 ‘여행자’라는 신분으로 본인을 설명합니다. 나이, 직업, 거주지 등은 개인을 설명하는 데 있어 부가적인 요인일 뿐입니다. 일상에서의 위계가 해체되고, 평등하게 서로를 대하는 게스트하우스 파티의 분위기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더욱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III. 유흥과 문란의 장소
저희 조는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오직 이성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을 발견하였고, 예상과 달리 게스트하우스가 섹슈얼리티가 발현되는 동시에 유흥과 문란의 장소로도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 조는 “문란”을 “이성을 만나는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둘째 날은 게스트하우스 파티 가자라고 해서 약간 목적론적 상황으로 갔었지. 목적론적으로 갔다라는 거에 있어서는 거의 이성이라고 생각해. 새로운 여성에 대한 갈망.” (인포먼트 L)
“가볍게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라는 것은 전제한 상태로 갔었어.” (인포먼트 M)
“주변 다른 사람들 물어봐도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는 목적이 이성의 목적인 것 같아요.” (인포먼트 G)
사람들은 현재의 삶에 대한 탈피 욕구가 존재하고, 그것들을 파티 게스트하우스에 참여를 하며 새로운 사람 혹은 이성들과 가벼운 일회성 만남을 목적으로 하여 일종의 ‘일탈’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일상과 본인이 있었던 사회에서 벗어났기에, 일상에서 꼭 지켰어야 하는 윤리 규범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며 해방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인포먼트가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의 만남을 한번 보고 마는 “일회성 만남”으로 정의를 한 만큼, 그들에게 파티는 단순하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에서 할 수 없는 유흥을 즐기며 사람들과의 일회성 만남을 인지하면서도 새로운 자극과 대화를 즐긴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조우 및 그들과의 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될 수 있고, 그것 자체만으로 힘들었던 “현생”의 일들을 미룰 수 있다는 해방감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만난 인연이 원나잇과 같은 단발적 유흥으로 이어지는 경우, 이것 역시 사람들이 여행지까지 와서 또 다른 깊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심리 혹은 현대인들의 사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연애를 하는 것은 감정소모가 심하고, 지치는 일이라서 쉽게 시작하지 못하지만 성적욕구는 해소하고 싶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게하 파티에서의 만남들이 원나잇과 같은 유흥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유와 해방을 위해 벗어나 찾아온 이곳에서 원나잇을 하고, 다음날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도 그들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상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사람들이 그들의 성적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 있어서 거리감이 주는 독특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보수적인 성 인식 혹은 분위기를 잠깐 일상으로부터 피해, 익명성을 이용해 자유를 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해방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사람들이 그들의 섹슈얼리티 실천을 하게끔 하는 동력입니다. 보수적인 성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성에 대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응집된 ‘게스트하우스’에 방문을 하여 본인의 섹슈얼리티를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
현대사회인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결핍으로는 복잡한 것을 피하고 싶어하는 심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복잡하고 힘든 인생의 한 부분을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일회성 만남과 파티를 통한 단발적인 즐거움으로 해소 하고픈 심리로서 잘 드러났습니다. 인포먼트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깊은 이야기보다는 기본적이고 가벼운 주제만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이루어 보아 복잡한 관계를 원치 않는 심리들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게스트하우스 파티는 일상을 떠나 여행을 온 게스트들의 낭만적인 여행의 일부분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유흥과 일상 생활에선 즐길 수 없는 문란함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파티의 이미지가 정확하게 정의되고 해석되지는 않았지만, 참여관찰을 진행했던 게스트하우스 파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낭만과 문란이 양면적인 모습으로 공존한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파티 이미지를 계속 구축하게 된다면, 누구에게는 게스트하우스의 파티가 일상을 떠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누구에게는 새로운 사람과의 자극적인 만남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다른 정의를 얻게 되었지만, 두 가지 특징이 공존하는 것이 파티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에 큰 의의로 남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Credits:
다음 제작자의 이미지로 제작됨: vchalup - "Young happy people are dancing in club. Nightlife and disco concept." • torsakarin - "Bunk bed and mattress in guest house room" • lexiconimages - "authenticity the word or concept represented by wooden letter tiles" • yanlev - "enjoy" • jes2uphoto - "Top view of unmade bedding sheets and pillow ,Unmade messy bed after comfortable sleep concept" • NDABCREATIVITY - "Picture of party people at music festival" *이 외의 그림과 사진은 연구자들이 직접 만들고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