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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마 BAC도전자와 붕어빵 엄마 bac people

생후 113일부터 산에 다닌 최연소 등산마니아!

4세 아기 김현재 & 엄마 전미은 도전자를 소개합니다!

‘100대 명산보다 더 대단한 보물이 여기있네요^^’

‘귀요미 예뻐 예뻐요 대단해요’

‘강한 아이는 강한 엄마가 키운다!’

‘와우 혼자서도 오르기 힘든 곳을 아기 업고 오르다니, 존경합니다!’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해요’

‘이뻐 죽겠어~~~~~~~~’

‘어쩜 이렇게 예쁜 가족이 다 있나요’

‘사진 보는 것만으로 미소가 지어져요. 이렇게 행복을 전해주다니, 놀랍네요’

전미은씨의 SNS에는 늘 많은 댓글이 달린다. 보통의 SNS 스타들과는 결이 다른 댓글이 쏟아지는데, 모두 긍정적이고, 애정이 넘치며, 귀여움과 존경, 사랑스러움을 말하고 있다. 너무도 귀여운 4세 아들 김현재군과 함께 산에 올라 찍은 장면들로, 사람들의 굳은 가슴을 녹아내리게 한다. 스스로를 돋보이게 자랑하려는 사진으로 넘쳐나는 SNS의 바다에서, 붕어빵처럼 꼭 닮은 모자가 정상에 올라 보여주는 순수한 미소는, 보는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꼬꼬마 등산마니아 김현재 군과 엄마 전미은씨를 소개한다.

Q 전용 캐리어를 멘다고 해도, 아기를 업고 산행하는 건 무척 힘들 것 같아요.

아기가 크면서 걷거나 업거나 하고 있어요. 2년 넘게 아이와 함께 산행하다보니 이젠 익숙해졌어요. 안전을 생각해서 명산100에 속하는 크고 인기 있는 산보다는 높이가 낮고, 등산객이 적은 산 위주로 다니고 있어요.

Q 아기가 몇 살이던 때부터 산행을 함께 한 건가요?

정확히 현재가 태어난 지 113일 째 되던 날이었어요. 아이를 낳기 전부터 제가 워낙 등산을 좋아했거든요. 사실 임신했을 때도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산에 다녔을 만큼요. 처음 아이와 올랐던 산은 제주도 어승생악이었어요. 완만하고 초보자도 가기 쉬운 코스여서 어렵지 않게 다녀왔어요. 그날 이후로 거의 매주말 아이와 가벼운 트레킹을 다녔어요.

Q 아기랑 등산을 가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아기가 생기기 전부터 그렇게 결심했어요. 임신 전이었을 때 남편과 이탈리아 돌로미티 여행을 다녀왔어요. 캐리어에 업혀 트래킹하는 아기, 등산화와 배낭∙스틱까지 들고 오르는 아이들을 자주 마주쳤어요. 국내산에서는 볼 수 없었기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트래킹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남편과 나중에 자녀가 생기면 우리도 꼭 아이와 함께 산에 다니자고 얘기했어요.

Q 미혼 일적부터 등산을 한 것 같은데, 언제 등산에 빠졌나요?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마라톤을 했어요. 그런데 뛸수록 무릎이 아팠는데, 산에 다니면서 무릎도 아프지 않고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어요.

Q BAC 도전 프로그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등산 초보자일 때, 주변에 등산을 가르쳐줄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이때 ‘BAC 명산 100’이 가이드 역할을 해줬어요. 목표를 잡아주고, 갈 산을 알려주었죠.

Q BAC 명산 100 완등까지 과정은 어땠나요?

2014년에 시작해서 완주까지 2년이 안 걸렸어요. 거의 매주말 산에 갔죠. 결혼 전일 때라 정상을 최단코스로 빠르게 다녀오는 식으로 산행했어요. 당시 오해 했던 게, 100대 명산을 완등하면 블랙야크에서 히말라야를 보내주는 줄 알았어요. 추첨 과정이 있는지 몰랐던 거죠. 히말라야를 한 번도 못가 봤는데, 블랙야크 통해서 갈수 있을거라 믿었어요.

Q BAC 명산 100 완등 했을 때 소감은?

허무했어요. 정상만 보고 최단 코스로 다닌 것에 대한 반성이랄까요. 황매산을 오를 때도 8부 능선까지 도로를 따라 차로 올라 정상만 다녀왔거든요. 그 좋다는 모산재도 못 가봤는데, 그런 산행 방식에 대한 허무함이었어요. 명산 100 완등 이후로는 안 가본 좋은 코스로 다니고 있어요.

Q 출산 후 아이와 함께 등산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있었나요?

아이 낳고 한동안 운동과 등산을 쉬었더니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다시 등산에 적응하기 위해 혼자 등산을 먼저 시작했어요. 다녀본 산 중에서 가장 짧고 쉬운 곳부터 난이도가 있는 곳까지 조금씩 단계를 높였어요. 솔로 산행이 수월해질 때쯤 아기를 데리고, 코스가 짧고 완만한 곳부터 다녔어요. 현재가 9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캐리어를 사용해서 조금 높은 산도 도전하기 시작했어요.

Q 등산 말고 다른 운동도 하나요?

집에서 요가와 근력 운동을 해요. 아이가 칭얼거릴 때는 안고 스쿼트하기, 아이 재울 때는 함께 누워서 근력 운동을 해요. 일상 속에서 아이를 보살피면서 짬짬이 운동을 해요.

Q 가정주부인가요? 아니면 직장을 다니나요?

병원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평일은 휴가를 내지 않는 이상 산행이 어렵고 주로 주말에 등산을 해요. 매주말 산에 가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산에 가요. 대부분 남편과 함께 산에 가고 가끔 친정 엄마나 친구와 갈 때도 있어요. 친정에 아기를 맡기고 혼자 갈 때도 있어요.

Q 아빠 김연상씨도 함께 산행을 하나요? 등산마니아인가요?

제가 등산을 좋아해서 연애 시절부터 함께 산에 다녔어요. 남편도 100명산 중에서 50개 정도 올랐어요. 가족이 함께 산에 가면 남편이 사진을 찍어줘요. 아빠가 사진을 찍으니, 현재 표정이 밝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기도 해요.

Q 남편 김연상씨에게 질문 드릴께요. 솔직히 등산을 좋아해서 가나요? 아내가 원해서 가나요?

아내가 우리집 대장이라 원하면 어느 산이든 가고 있어요. 원래 저는 실내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수영, 농구, 배드민턴을 좋아하는데, 아내가 좋아하니 마라톤과 등산을 다 해왔어요. 현재가 더 크면 함께 수영이나 배드민턴을 아침 운동으로 같이 하고 싶어요. 와이프가 대단한 게, 처음 가는 외국도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알아서 산행 코스를 잡아서 계획해요. 아내가 계획을 잡으면 저는 함께 가요.

Q 아기 산행 전문가인데, 블랙야크에 원하는 게 있다면?

아기 등산화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워요. 그나마 현재가 커서 기능성 블랙야크 옷을 입힐 수 있어서 좋아요. 유아를 위한 등산 장비나 등산복이 조금 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Q 아기 이름 김현재는 지금 현재라는 뜻인가요?

맞아요. 아빠가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하니 늘 현재를 살아라’는 의미로 지었어요.

Q 산에서 위험했던 순간이나 아쉬웠던적이 있나요?

태화산에서 산길을 잃어서 조난 당할뻔한 적이 있어요. 그런식으로 산길을 잃은적이 몇 번 있고요. 구병산을 갔을 땐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 해제된 첫 날이라 러셀이 전혀 안되어 있었어요. 산길 자국이 없어서 엉뚱한데로 갔는데 벼랑 앞이었어요. 월악산에선 생각지도 못하게 데크에서 미끄러져 다친 적도 있고, 남편이 벌에 쏘여서 병원에 실려간적도 있어요. 금수산 50km 트레일러닝 대회와 동두천 50km 대회에 나갔는데 한 번은 시간 초과로 40km를 뛰고 탈락했을 때 아쉬웠어요.

Q 가장 좋아하는 산은?

설악산요! 100대 명산 다 하고 나서는 매주말 설악산만 갔어요. 설악산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힘든데 너무 좋아요. 야영은 환경을 생각해서 안하고 있는데 산의 일출 일몰은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설악산은 대피소가 있어서 일출 일몰을 다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대청봉에서 본 노을도 너무 예뻤고, 새벽에 본 무수히 많은 별도 좋았어요. 공룡능선도 좋고요.

설악산을 워낙 좋아해서 많은 분들이 저를 ‘설악맘’ ‘설악이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현재를 ‘설악’이라 불러주는 분이 많고요.

Q 현재는 산에 오면 어떤 얘기를 하나요?

한번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능선에 도착했는데 “엄마 누가 산에 선풍기를 틀었나 봐요”하는 거예요. 아이만의 순수한 표현들이 그 날의 산행을 더 생생한 추억으로 만들어줘요. 그 말 덕분에 지금도 그 때 그 상쾌한 바람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비가 온 뒤 계곡물을 보고서는 “계곡이 화가 났나 봐요. 왜 화가 났지?”라고 하고, 높은 산에 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는 “엄마! 산이랑 구름이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늘 정상에 올랐을 때의 쾌감이 좋아서 정신없이 오르기만 했었는데, 아이의 이런 말을 들으면서 제대로 산을 즐기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Q 마주치는 등산객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대부분 놀라요. 그 다음은 아이와 저를 많이 응원해주고요. 곧 가파른 구간이 나오니 조심하라고 걱정해주는 분들도 많아요. 적당한 응원과 걱정은 무척 감사하지만 가끔 “아이가 고생이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가는 분들도 있어요. 지나친 걱정은 자제 해주시면 좋겠어요.

Q 아이와 등산하며 가장 좋았던 순간은?

처음에는 그냥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어요. 아이를 낳고 시간이 없어서, 체력이 부족해서, 육아가 힘들어서 좋아하는 등산을 한참 쉬어야 할까봐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크면 클수록 산을 좋아하는 게 느껴져요. 처음에는 산행 시작부터 캐리어에 업혀 잠들곤 했는데 점점 주변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한참 바라보기도 하고, 나무나 풀을 만지면서 꺄르르 웃어요. 등산 가자고 하면 좋아하는 아이 모습이 뿌듯해요.

Q 산행이 아이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이 있나요?

TV에서 보는 동물 보다는 자연에서 뛰노는 실제 다람쥐, 개구리, 딱따구리∙뻐꾸기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정확히 어떻게 감성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남편이 초등학교 교사인데, ‘교육적으로 보더라도 아이가 어릴 때 처음 간 곳에서 보는 다양한 풍경은 두뇌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등산이라는 활동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고요. 또래보다 체력이 월등히 좋고 성장이 빠른 것도 있어요.

언젠가 아이가 산에 가기 싫다고 하면, 그땐 데리고 다니지 않을 생각이에요. 지금은 언젠가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있어요.

Q 육아를 위해 취미를 포기하는 엄마들이 많잖아요. 그분들에게 조언해주세요.

저도 아이를 낳고 나서 ‘시간이 없어서, 체력이 부족해서 등산을 오랫동안 놓아야하나’하는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조금만 노력하면 그 취미를 아이와 함께, 더 행복하게 즐길 수 있더라고요.

물론 이전처럼 높고 험한 산을 오르는 쾌감은 없지만 낮은 산을 넓게 바라보는 즐거움을 새로 알게 되었어요. ‘육아’가 엄마∙아빠의 취미를 포기하는 이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 신준범 월간山 기자 사진 주민욱 월간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