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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흙 길 하이킹 국립극장에서 알마토까지

알마토는 자주 갔던 식당이나 요즘은 낮에 열지 않아 통 못 갔다. 그런데 오늘 아침 검색을 해 보니 최근에 갔다 온 방문객의 글에 아침에 여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화요일은 오후 2시에 열지만 월요일을 뺀 평일은 11시에 여는 것으로 나온다.

다시 시간을 바꿨나? 몇 번 전화를 걸었으나 여는 시간이 아니라 받지 않는다. 가 보고 닫았으면 하이킹만 한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 올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네이버지도로 등산로를 찾아 놨고 갤럭시 네이버 맵에서 확인하고 그 지도를 연 상태로 길을 떠났다.

네이버로 찾은 보행로

국립극장에서 출발하여 버스길을 따라가다 보면 계단이 보이고 등산로가 보인다.

그런데 갤럭시 휴대폰은 사진 찍는 폰이라 한 동안 지도를 떠나 사진을 찍다 보면 지도를 다시 열어도 길은 사라진다. 그래서 매번 현지점에서 알마또를 넣고 길을 찾고 현 위치를 클릭하여 길을 찾아 갔다.

초입은 갈래가 없어 그냥 버스 길에서 올라온 계단 길을 죽 따라가면 되지만 이 길의 정상에서 내려 갈 때에는 여러 갈래가 나오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내려가야 한다.

초입부터 서울 도성 성곽을 따래 길을 냈다.
초입은 상당히 가파르다. 나무 계단을 놨기 때문에 그럭저럭 올라 올 수 있었다.
지도에 난 길은 곧은 길이지만 실상은 많은 굴곡이 있었다.
코니의 올라오는 모습

자전거를 탈 때 쓰는 근육과 걷는 근육은 다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걸을 수 있어야 한다. 걷지 못하고 연명하는 것은 사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사람은 아직도 직립 보행의 진화 과정 중간에 있다.

뒤 돌아 보면서 코니의 걸음을 한 컷 찍었다.
뒤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 올라 오고 있다.

우리가 아이폰이 나온 다음 애용했던 gpx 앱인 "MotionX"의 모토가 생각이 난다.

Life is Motion, Motion is Life.

그래서 우린 자전거도 타지만 하이킹도 자주 한다.

어제 넷플릭스의 오리지날 뮤지컬 드라마 "안나라 수마나라"를 다 봤다. 거기에 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스팔트 길은 매끄럽지만 차갑고 흙 길은 험하지만 아름답다"고.

꽃이 피어 있었다. 식물도감에 문의하니 "붉은 병꽃"이란다.
한 무더기도 있었다.
상당히 오른 다음 뒤 돌아 보니 서울 시가가 보이고 산도 보인다.
인증샷 한 컷
중간에 정자가 있어 잠깐 쉬었다.
내리막 길은 매트도 계단도 없이 그냥 흙길이었다.
돌뿌리도 많아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흙 길 종착점은 "소월로"였다. 거기를 건너 남산 3호 터널 입구가 보이는 육교를 건너 또 지하도를 건너 신흥로에 들어 섰다.

이 부분은 전에도 간 일이 있어 기억이 난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알마또는 닫혀 있었고 개점이나 폐점에 대한 표시가 어디에도 없었다. 기다리는 손님이 이름을 적는 노트 종이 대여섯 장이 클립보드에 물려 걸려 있는 것이 전부였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점심엔 열지 않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점심 개점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 수상쩍었다. 아마도 최근의 방문객이 쓴 글도 저녁 방문객이 옛날 개폐점 시간이 적힌 메뉴 판을 보고 그대로 베낀 상 싶다.

하긴 우리 같이 2식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점심으로 여기를 찾아 올 리가 없을 것이다.

오랜 만의 남산 흙 길 하이킹 한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사실 나도 반 정도밖에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Wahoo를 차고 가서 트랙과 여러가지 데이터를 기록했다.

3.4 Km를 걸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평균 심장 박동수는 110 bpm 였다. 숨도 적당히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