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Beautiful People Beautiful Lives, 2022, Variable installation, Mixed media
멀티 페르소나(다양한 자아)의 시대이다. 일생을 한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나다움이 아니라, 내가 가진 또는 내가 가지고 싶은 수많은 나의 모습이 모두 다 나다움으로 인정받는 시대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5천만 명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은 최소 5천만 개부터 수 억 개 이상의 페르소나가 공존하는 사회이다. 이토록 복잡한 사회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페르소나가 공존되고 존중받아야 한다. 멀티 페르소나의 공존, 다양성의 존중이 개인과 사회를 더욱 화합되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이번 작품은 멀티 페르소나의 화합을 통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전통한복원단을 가지고 전통서양패턴으로 작품을 지었다. 명주천이라는 자연의 손길에 염색이라는 인공의 손길을 더했다. 그 과정에서 천연염색이라는 자연과 인공의 멋을 한 번 더 올렸다. 염색의 색상과 문양에는 낮과 밤의 모습을 함께 담아 시간의 공존을 넣었다. 원단으로 만들어진 현실의 의상을 디지털로 만든 가상의 의상으로 표현하여 시간과 공간의 공존과 초월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자연에서 온 재료의 힘에 디자이너의 손길이라는 사람의 힘을 더하여 옷이라는 작품을 지었다. 이 옷을 입을 사람을 생각하며 지었고, 이 옷이 돌아갈 자연을 생각하며 지었다. 이처럼 다양성의 조화로 하나의 멋스러움을 만들어 내었다.
다양성을 조화롭게 공존 시켜 더욱 아름답고 멋스러운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그런 아름다운 선택이 되기를 희망하는 염원을 이 작품에 담았다. 그렇게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선택이 되기를 염원한다.
A Jihye
어지혜
세잎클로버 a three-leaf clover
하루하루가 소중한 기억이 되는 일상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세잎클로버를 그렸습니다.
Yang Kyungsoo
양경수
찍고뽑고웃고
국민을 대변하는 대통령, 우리가 잘 찍고 잘 뽑아야 웃을 수 있습니다!
LEE JUNGHWA
이정화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한 장의 표’라고 쉬이 말할 수 없는, 사랑을 향한 마음 한 조각
CHOI BECKHO
최백호
역 (力)
세상은 힘이 만든다.
Koo Nahyun & Im Jibin
구나현 & 임지빈
Koo Nahyun
실뜨기
실뜨기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살면서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끝없이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고 대립하고 협력하면서 세상을 살아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관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을 그리려 했습니다.
Home sweet home
항상 사람들의 얼굴은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소스이자 주제이곤 했다. 내가 그리는 얼굴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냄새나 입맛 같은 것들이 배어 나올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 것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건 평범한 사람들, 평범한 삶이라 생각했고 그것은 나에게 늘 특별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나이가 들어 주름이 많은 얼굴도, 꾸미지 않은 얼굴도 이상한 표정의 내 얼굴도 모두 다 가치 있고 나름의 매력이 있다. 특별하지 않은 그대로의 우리 인생은 모두 특별하고 아름답다. 뭔가 부족하고 벌어지고 구멍이 나고 흘러내리는 것들이 너무도 인간적이고 익살스럽게 느껴져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다. 평소에 외면했던 이미지들이 익살스럽게 다가왔을 때 거기서 오는 긍정적인 느낌들로부터 우리가 가진 평범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싹트길 바란다.
내가 그리는 평범한 슈퍼 아줌마, 과일 트럭 아저씨, 맨날 동네 벤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는 전시장에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아주길 바라며 밖으로 나갔다. 다 무너져가는 공장이나 골목 담벼락에 몰래 코파는 사람들을 그렸다. 내가 그린 얼굴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웃음 짓고 공감하길 바랐다. 흉물로 남아있는 다 무너진 벽이 나에겐 시간의 손때가 묻은 너무 멋진 캔버스가 되어주었다. 몇 년간 길에서 작업을 하며 동네마다 있는 폐가, 재개발 지역의 낡은 벽이나 무너진 돌조각 같은 것에 사람의 얼굴들을 그리며 버려진 공간 속에서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을 머무르며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누군가 머물다 떠난 공간들은 비어있는 채로 그 나름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낡은 벽이고 버려진 건물, 쓰러져 가는 빈집일 뿐인데 거기서 나는 인상이나 표정들을 읽을 수 있었다. 비어있는 공간 속에 시간은 성실하게 밀도를 쌓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리는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가치를 너무 쉽게 무너뜨린다. 쉽게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들을 금세 쌓아 올리는 모습은 오늘날 이익과 쓸모에 의해서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들 개개인은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았음에도 많은 순간 박탈감을 느끼고 가치를 부정 받으며 사회 일원으로서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강요받는다.
손때 묻은 집이 차곡차곡 쌓아온 한 사람의 인생과 같이 느껴졌다. <집사람 시리즈>를 통해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Im Jibin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2011년부터 시작한 «에브리웨어 프로젝트EVERYWHERE project»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가벼운 일상의 공간을 잠시 미술관으로 바꾸는 게릴라성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여러 해 동안 갤러리에서 전시를 이어가며 점점 갤러리에 작품을 감상하러 오는 사람들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술이 어렵게 느껴져서, 사는 게 바쁘고 고달파서, 재미가 없고 관심이 없어서, 그렇게 저마다의 이유로 전시장을 한 번도 찾아본 적 없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작가로서의 역할을 돌아보게 되었다. 고민 끝에 갤러리 밖으로 나가 '딜리버리 아트delivery art'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귀여운 베어벌룬은 얼굴이 없다.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쳤던 공간들에 몸을 구기고 끼여있는 모습은 마치 지옥철에 몸을 끼여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들, 여유가 없는 매일, 시간에 쫓기는 오늘, 현대인과 닮았다. 빈 얼굴은 때때로 귀엽거나 행복하게, 또는 슬프거나 외롭게, 베어벌룬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대입하고 자신을 투영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쉽고 친근한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2011년 서울에서의 설치작업 이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캐리어에 들고 다니며 게릴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작업을 발전시켰고 그렇게 만들어진 지금의 베어벌룬을 가지고 2016년 타이페이를 시작해 홍콩, 도쿄, 오사카, 교토, 청두,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지역들과 2017년 미국 서부 6개 도시, 2019년은 3개월 동안 유럽 20개 도시를 투어하며 곳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적과 언어를 넘어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거듭나고 있다.
Drawingmary & Yislow
드로잉메리 & 이슬로
Drawingmary
Find Your Merry
모두가 각자의 즐거움을 가진 조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Drawingmary & Yislow
Our Dance
드로잉메리x이슬로 작가의 협업 'Our'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여럿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는 모습을 두 작가가 생각하는 '화합'의 이미지인 '춤'에 비유했다. 춤추듯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MY-JA & Demilé
마이자 & 드미래
MY-JA
'고장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시리즈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한 표정, 붉은색으로 물든 피부, 평소와 다른 과장된 말투와 제스처. 외부 세계에서 시작된 정동으로 자유로운 사고는 제지당하고 억제되며 그것으로 인해 개인의 사고 회로는 가짜 운동을 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몸의 상태, 의식의 흐름을 ‘고장난 사고 운동’으로 보고 ‘몸짓’이라는 형상으로 시각화했다. 페인팅으로 구현한 [고장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시리즈1] 그리고 협업 작업을 통해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시켜[시리즈2]와 [시리즈3]으로 이어진다. 캔버스 속 사람들은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한 포즈, 기울고 굴절된 형태, 겹쳐지고 쌓인 모습으로 고장난 운동을 하고 있다.
그 운동 속에는 촉발하고 촉발 되어진 힘의 작용이 존재한다. 정신의 사유를 증대시키고 감소시키는 작용, 촉진하고 억제하는 동시다발적이고 복합적인 관계 속에서 고장난 몸짓은 발현된다. 고장난 몸짓은 주로 자연 배경 위에 배치되는데 나에게 있어 자연은 아무것도 더해지지 않은 본연의 것, 본질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존재를 의미한다. 이는 어떠한 변형도 일어나지 않고 어떠한 요소도 가미되지 않은 순수 개인의 성향 그대로를 뜻하기도 한다. 배경은 주로 내 주변을 촬영한 일상 풍경들이다. 그러한 자연 풍경 위 ‘고장난 몸짓’은 마치 물 위에서 섞이지 않은 채 둥둥 떠다니는 마블링처럼 분리된 형태, 강렬한 색감의 대비 속에서 유영하고 있다. 또한 고장난 몸짓 사이사이에 촉발을 일으키는 장치를 배치하거나 인위적 작용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교차하여 구성한다. 서로 상이한 작용을 하고 있는 요소들의 구성과 배치를 통해 고장난 몸짓이 작동하는 원리와 반복의 관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장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시리즈 1]을 페인팅으로 구현했다면 이어지는 [고장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시리즈 2]에서는 또 다른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표현의 확장을 시도한다. 자신의 개념과 감정을 몸과 표정으로 나타내고 현대무용을 비롯한 연기 분야에 서 활동하고 있는 ‘김설믜’ 배우와의 협업을 통해 이 주제를 사진, 영상, 페인팅 등 다양한 매체로 구현했다. 이는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또 다른 구성원이자 창작자는 이 주제를 어떠한 몸짓으로 표현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배우는 의식의 지향성을 능동적 감정으로 이끌어내고 그것을 몸짓으로 재현한다. 그것은 몸짓의 표현을 넘어 그 자체가 체현의 의미를 지닌다.
이 시리즈는 개인의 서사로 시작되었지만 어쩌면 나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이야기,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몸짓일지 도 모른다. 또한 '개인의 몸짓'은 사회 속에 '공존'하기 위한 움직임이며 우리가 이 세계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방법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신호일 것이다.
‘PALIMPSEST _팔림프세스트’
그림 팔림프세스트 속에는 한국에서의 성장기 때 나의 경험과 기억, 한국과 프랑스 마르세유 각지에서 사진을 찍으며 보았던 풍경들이 담겨있다. 이미지로 상징화한 풍경과 기억들은 캔버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데 하나의 이미지는 또 다른 이미지로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이미지와 이미지가 연결되면서 서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그 관계 속에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이미지들을 화면 안에 배치하고 구성할 때 특정한 질서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 안에서 어떠한 상황이 크게 묘사되고 중앙에 배치되기도 하며 어떠한 사물은 앞에 배치하지만 선명하다기보다 뿌옇게 묘사하고 어떠한 사물은 뒤에 있지만 크고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이미지 표현방식은 내가 보고 있는 세상, 곧 나의 시각을 대변한다.
새로운 것과 버려진 것, 가치가 있는 것과 이미 가치를 잃어버린 것, 서로 다른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또 순식간에 사라지는 공간. 내가 바라보고 있는 현재, 나를 둘러싼 공간 안에는 수많은 변수가, 다양한 존재와 가치가 공존한다. 또한 나는 이러한 현상들을 바라보는 것에 많은 흥미를 느낀다.
현대사회가 만들어놓은 질서와 보편화된 시스템, 가치의 기준과 우위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가치들은 늘 함께 존재하며 불명확한 그들의 값어치 또한 내가 살아가는 세상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한 캔버스에 여러 이미지를 조합함으로써 보여주고 있다.
팔림프세스트. 종이가 보급되기 이전에 종이를 재사용하기 위해 기존의 내용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글이 새겨진 종이. 자연스럽게 과거의 것과 새것이 켜켜이 쌓여 시간과 함께 공존하는 방식. 나에게 현재는 팔림프세스트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공존하는 삶'을 표현하기 위해 나는 그림 속에서 '원근법'을 제거해 나간다. 즉 어떠한 특정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화면 전체로 초점을 맞춤으로써 요소들 간의 차이와 간극을 줄이고 공간 관계를 없애는 작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이런 작업 방식은 평면적인 그림의 형태를 만든다. 이는 보는 이의 시선을 한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에서 다음 이미지로, 평면 안의 조합된 여러 이미지들로 차츰차츰 이동하게끔 유도한다. 그것은 사회 곳곳에 우리의 시선이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나의 내면의 표현이자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
Demilé
나지막이, <사이에 놓여있기> 시리즈 중
« 사이에 놓여있기 »는 첫 번째 격리 기간 동안 작업되었다.
작업 « 사이에 놓여있기 »에서 공간의 부피는, 도시의 과밀화로 인해 분업화되고 미세화된 거주 공간의 형태와 특징에서 비롯된 원자화(原子化)를 상징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구조물의 촘촘함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빈 공간' 을 찾지 못한다. 대도시의 시선은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한 움 직임으로 이어진다. 주택의 무분별한 공급과 과밀화에 대처하기 위한 건물의 건축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누고 더욱 세밀하게 만든다.
그림 속 각각의 돌들 즉 존재들은 나뭇조각으로 나누어진 좁은 공간들 속에 놓여있다. 벽에 기대어, 바닥에 엎드려, 혹은 두 개가 포 개어져 서로에게 의지한 채로 보인다. 공간의 구조는, 거주 공간의 미세화를 보여주는 한 예인, 한국의 고시원과 쪽방의 거주 공간의 형태로부터 착안하였다. 마치 세로로 길게 쌓여있는 것 같은 네모난 상자들은 같은 크기의 획일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실제로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판자를 이용해 공간 사이를 구분해 놓은 고시원과 쪽방의 건축적 특징은 오른쪽, 왼쪽의 양쪽 벽만으로 이루어진 완벽하지 않은 사각형의 공간으로 구현되었다. 그림 속 공간은 오로지 얇은 나무판자의 수직적 형태로 나누어져 있으며, 면을 의도적으로 제거하여 4면으로 둘러싸여 있지 않은 공간들은 그 구조적 취약함을 드러낸다. 캔버스 세로 높이 180cm는 한국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생활공간인 1평 남짓의 크기이다.
모형 제작은 그림의 공간의 구조적 특징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공간 모형은 실제 공간의 재료적 특성을 반영하여 나무판자로 제작되었다. 얇은 나뭇조각을 경계로 나누어진 작은 공간 사이사이에는 40개의 돌들을 점토로 만들어 각기 다른 자세와 위치에 놓아둠으로써, 그 속의 다양한 존재들을 표현했다. 모형 제작은 내 작업에 있어 페인팅을 위한 크로키나 데상과 같은 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모형을 만드는 것은, 회화적 공간의 구체성의 구축이며, 작업 공간 구조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과정인 것이다.
즉, 내 작업에서 모형 제작은 구체화된 묘사를 통해, 비현실적 공간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나는 이러한 비현실과 현실을 동시에 내 포하는 표현 방법으로써, 우리의 현실적 공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독일 철학자 오토 프리드리히 볼노(Otto Friedrich Bollnow)는 그의 저서 « 인간과 공간 (Mensch und Raum) »에서 거주 가능성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는 « 개인이 자신의 삶을 실제적으로 실현해나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아야 한다. »라고 말했다. Bollnow는 집이 이러한 거주성을 갖추어야 비로소 « 진정한 의미로서의 삶의 터전이 되며, 그 안에 사는 인간은 거주 공간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존재근거를 발견할 수 있다. »고 본다.
도시화에 의해 구체화된 공간의 최소한의 부피는 오늘날의 제한된 삶을 닮아 있다.
우리는 급속한 병적 재해로 인해 생활 방식의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행동반경이 좁아졌고 생활공간이 제한되었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생활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축소시키는 변화를 가져왔다. 한정된 공간의 삶 속에서 나는 Bollnow가 말한 우리 존재의 토대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모든 돌처럼 작은 공간에 앉아 있다.
우리는 공간을 소유하지만 충분히 거주하지는 못한다.
SHINDANBI & LISEOK
신단비 & 이석
SHINDANBI
< 초월여행 > (Transcendental Travel)
초월여행 Transcendental Travel, 2021, R45, Sound installation,Acrylic sphere
신단비의 작업은 기록과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 기억이라는 것은 왜곡되기도 하고 시간을 초월하기로 한다. 그렇게 한순간에 추억으로 빠져들 수 있는 마법 같은 매개체이다. <초월여행> 명상 기반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투명한 구 안에 가장 최소한의 부품만 남은 소리 장치이다. 눈을 감고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차원 다른 시간의 ‘나’를 만난다. <초월여행>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왠지 그리움이 느껴지는 시간으로 여행하게 한다.
낮과 밤, 2022
신단비이석예술
우리의 작품이 늦어진 이유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함께 작품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나름의 경험이 많아지면서 지나치게 신중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개성도 강해졌습니다. 그만큼 의견의 충돌도 많아졌죠. 분명 서로 사랑하고 있었지만 같은 사람일 수는 없었습니다. 양보하기에는 배려가 부족했고, 배려하기에는 마음이 부족했습니다. 그 좁은 속을 들키기 싫었습니다. 속상할 걸 알면서도 말했습니다. 말을 먼저 하고 생각을 늦게 했습니다. 같은 시기 같은 무게로 사랑해서 작품을 만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저울의 무게를 재듯 아주 작은 부분부터 맞추어보기로 합니다.
한쪽이 ‘배려’를 한 스푼 넣으면 다른 한쪽에는 ‘존중’을 담았습니다. 문득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에는 함께 덜어내고 같이 감당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비로소 우리는 같이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작품이 늦어진 이유>입니다.